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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이유

작성자: parangsae

조회: 72062 등록일: 201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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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이유</td></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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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미 양
후미 양을 색시로 삼고 싶다고 제가 오빠에게 말한 지 몇년이 지났을까요? (이런 것을 후미 양에게 드리는 편지에 써도 좋을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색시로 삼고 싶은 이유는 오직 한 가지 있을 뿐입니다. 다름 아닌 그 이유는 제가 후미 양을 좋아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옛날부터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좋아합니다. 그밖에 다른 이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는 세상 사람들처럼 결혼이라고 하는 것과 여러 가지 생활상의 편의라고 하는 것을 하나로 뭉뚱거려 생각할 수 없는 인간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장사는 지금 일본에서 가장 돈이 안 되는 장사입니다. 게다가 저 자신도 변변한 돈은 없습니다. 따라서 생활 형편 면에서는 앞으로도 별로 희망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몸도 머리도 그다지 상품(上品)은 못됩니다. (머리 쪽은 그래도 아직 조금은 자신이 있습니다.) 집에는 아버지, 어머니, 백모, 노인 분이 세분이나 계십니다. 그래도 괜찮다면 와주십시요. 저는 후미 양 자신의 입을 통해 꾸밈없는 답장을 듣고 싶습니다. 반복해서 적습니다만, 이유는 하나밖에 없습니다. 저는 후미 양을 좋아합니다. 그것으로 괜찮다면, 와주십시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龍之介) 정순희 편역 <연애의 기술> 중 1916년 8월 15일 아쿠다카와 류노스케가 스카모토 후미에게 보낸 편지 ☞1935년부터 매년 2회(1월 ·7월) 시상되는 아쿠타가와상은 그를 기념하여 문예춘추사 [文藝春秋社]가 제정한 문학상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래서 오래 같이 있고 싶어서 결혼을 한다. 누구는 맞다 하고 누구는 틀렸다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런 문제로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은 적어도 인간이 스스로의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한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좋을 정도 오래되었고, 지금도 서울에 살고 있는 누구도 같은 이유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서 주절거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 결혼의 이유가 되었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무엇이 필요하단 말인가. <img width="112" height="108" align="right" src="http://www.thehr.co.kr/images/clover_s.gif">한 사람을 오랫동안 깊이 있게 사랑하는 일은 삶을 통찰하고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사는 법을 배우는 길이라 믿고 싶다.
 
황인철·시인 / 20060113-5</td></tr></tbody></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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